MarketerviewSeries_ 1. 유튜브 대장정의 시작
Intro. 마케터뷰 시리즈 여정의 시작
긴 시간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회사가 이사를 갔고 이사 준비로 주말마다 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마개이너 과제도 몰아쳤고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었는데 사실 글을 못 쓴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서 오랫동안 홀로 외롭게 멱살 잡고끌고 왔던 일이 드디어 지원군들을 모두 모아 스타트를 해버렸다. 그런데 1. 이걸 써야할지 말지, 2. 아 이걸 어떻게 쓰지 라는 이유로 글을 몇주동안 고치고 또 고치고 묵혀두고 있었다. 이 주제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약 한달 전부터 했는데, 아직 일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는데 (나올 수 없을수도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해야 할 것인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라는 고민이 컸다.
오늘부터 쓰고자 하는 리뷰는 여지껏 적었던 다른 리뷰들과 다르게 이미 결론이 나버린 일이 아닌, 진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느날 그냥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현재 진행형 살아있는 프로젝트 리뷰다. 이제 막 태어나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일을 키우고 다듬어 가는 스텝들, 그리고 마침내 메이드 되는 과정들을 적다보면 여러편의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김우연님이 유튜브 검토해보세요’
우리 아빠도 보고 내 동생도 보고 심지어 내 기준 가장 디지털과 거리가 먼 아날로그한 우리 엄마 마저도 유튜브로 댄스 연습 영상을 보지만 오직 나만 유튜브를 안보는 사람이였다…..너무 유명해져서 내 눈 앞에 나타나지 않는 이상, 워크맨이나 펭수쯤은 깔짝 거렸지만 그 어떤 콘텐츠도 나를 구독하게 만들지 못했다. (ENTP..쿨병말기..) 그런 유튜브멍충이 나에게 유튜브라는 시련이 찾아온다.
또 빌어먹을 전략 워크샵이라는 공식석상에서 리더가 콕 찝어서 나에게 유튜브 한번 검토 해봐라 말씀하셨고, 덕분에 나는 매주 진척사항을 내놓으라는 압박에 시달리는 불쌍한 담당자가 되버렸다. 그리고 심지어 그 분은 매정하게 과제만 남기고 다른 본부로 떠나셨다^-^.. 워크샵에서 아이디어 냈던 분도 퇴사해서 지금 없다. (다음은 내차롄가!)
회사도 세상도 주변에서도 유명한 마케터들도 하도 유튜브 유튜브 하길래 그게 뭐길래 하는 마음에 일을 시작했다. 사실 내 머리론 이미 보고서가 완성되있었다. 결론 우린 이거 못함! 마음 속 결론을 냈지만 회사에서 배운 대로 으레 형식상의 현황 파악을 위해서 최초 아이디어 발의한 사람을 찾아갔다.
그가 보여준 영상은 이거였다.
유튜브가 이런거였어? 라는 생각에 한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펭수에도 워크맨에도 반응하지 않았던 내가..험난한 유튜브 세계를 제대로 탐사해보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러던 도중에 유튜브 기업 미션에 2차 어택 당했다. 기업의 미션이 이토록 멋질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
멋진 미션과 함께 그가 보여줬던 dianxi xiaoge의 영상이 오버랩 되었다. 아 망했다. 마음이 움직여 버렸다. 보고서를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경쟁사는 하고 있는지? 기업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보고서를 위한 자료들을 서칭했다. 이 때 좀 야근을 많이 했던거 같다. 다른 계열사 동기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고 실제 마케터들이 쓴 채널 생성기나 주요 레퍼런스들에 대한 의견들도 읽었다. 서점가서 책도 잔뜩 읽고 찾을수록 알아갈수록 보통 일이 아니였고 콘텐츠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도 너무 어마무시했다. 내가 아는 우리회사는 콘텐츠에 이렇게 투자 할리가 없었고 투자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할게 뻔했다. 또 철옹성같은 회사를 설득해야 겠다고 생각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두번째 문장은 이거였다.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되게 하려면
내 마음에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게임은 새로 시작이였다. 조직의 득실이나 성공여부 당위성보다 여기서 부터는 오로지 내 관점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혹은 끌어 모을 수 있는 리소스로 이 일을 되게 하려면? 이라고 생각하고 뇌를 다시 가동하여 설계해보기 시작했다.
1단계 소속 집단 최상위 리더에게 허락 받는다. 거기까지 들고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중간 문지기들에게도 해야 하는 납득 갈만한 논리를 만든다.
일단 보고서를 봐주던 선임님은 그래, 유튜브 짱인거 다아는데 왜해야해? 아무리봐도 우리 사업에는 별 도움이 없는거 같아, 왜 해야해? 목적이 뭐야? 앗 목적이 필요하다고? 왜 해야하냐고? 그럼 회사가 해결 해야 하는 과제가 뭐지? 이슈가 뭐지? 그중에 우리팀이나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뭐지? 그거 해줄게, 그 수단으로 이게 필요해 라고 설득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그 사이엔 비약이 있고 연결고리가 부족했지만 큰방향은 저렇게 방대하게 설정해갔다.
2단계 내가 필요한, 부족한 자원들을 요청하고 모은다. (인력,예산,시간 등등 리소스 득템)
특공대원 : 이건 보통 힘들일이 아닌게 뻔히 보이는 레이스이기 때문에 쉽게 나자빠지지 않을 사람들이 필요했다. 기능으로는 편집할 사람, 기획할 사람, 출연할 사람 이게 정말 최소 필요사항이고 사실 으레 기업들이 하듯 대행사가 있으면 단박에 해결!
예산 : 대행사 운영대행비 혹은 진짜 절망적으로 가내수공업이 되어야 할땐 장비 구입비 / 출연자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소정의 출연료, 연출 및 구성 기타 재료비 등
시간 : 언제 릴리즈 해야하는지 기한이 정해져 있다면 어떻게 배분하고 운용할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등
3단계 이 모든 관문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고? 그럼 이젠 어떻게 될지 전혀 안보이긴 하지만 이 게임에서 거의 다 나자빠지고 승산이 없다고 말하지만 다 모르겠고 열심히 달려보는 수 밖에
사실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나 조차도 이 리뷰는 어쩌면 ‘이렇게 하면 망합니다!’ 라는 레퍼런스가 될 지라도 써보겠노라 라는 각오하고 업로드 하는거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건, 드디어 반년만에 3단계에 왔다.
그 원동력에는 올해 팀 내부적으로 파트제로 개편이 되어서 작년과는 다르게 날뛰는 망아지의 고삐를 잡아줄 든든한 파트장님도 생겼고, 아직은 손발을 맞추느라 매일매일이 조금씩 화도 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닌 함께 갈 특공대원들도 모였다. 늘 어디서 다시 충전되는지 나도 궁금하지만 이번에도 있는 힘껏 해보고자 한다. 유튜브는 솔직하게 내 로직이 맞다거나 설득을 잘했기 보다는 타이밍이 맞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나 디지털이 각광받는 사회 환경도 작용했을거 같고, 유튜브는 명실상부 이제는 필수 채널인거 같다. 또한 언급했듯 새로운 리더로 변한것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역시 타이밍보다 중요한건 없다는 생각, 운칠기삼이라는 인생의 진리를 이렇게 뼈저리게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유튜브 대장정
모든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세상에 그들을 보여주는 것을 이루고자 존재하는 유튜브라는 채널이 정말 회사에 필요한가? 이게 들인 비용 대비 효과를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측정할 수 있으며 의미있는 프로젝트인가?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모른다, 그냥 해보는거다..!
내가 말할 수 있는거라곤 가장 순수하고 솔직했고 신입사원 시절 과제로 적어냈던거 처럼, 업의 특성상 일반 사람들은 알 수 없던 숨겨진 주연들, 구성원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세상에 그들을 보여주는 일이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조금 더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라는 마음에서 부터 시작된 일이였다는 것 뿐이다.
다음편 예고 : 나에게 영향을 끼친 콘텐츠 리뷰 및 우리 콘텐츠 기획 스토리
올드미디어를 대체한다는 명분하에 방송가들에서 내놓는 B급 감성의 자유분방한 콘텐츠들도 매력도 있고 누구나 쉽게 소비하게 되지만, 유튜브의 기업 미션처럼 플랫폼의 특성을 잘 이용하고, 유튜브를 통해 진짜 세상에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콘텐츠들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소비자와 함께 브랜드를 만드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드의 탄생은 나에게 큰 인사이트였다. 다음편에서는 유튜브 채널 생성 결심의 부싯돌 역할을 해줬던 모티비와 모베러웍스를 리뷰해보고 아직 세상밖으로 나오지 않은 우리채널의 이야기도 해보고자 한다. Com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