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뷰_인터뷰 제 2탄 웹디자이너편

April 04, 2020 · 8 mins read

Marketerview_인터뷰 : 웹디자이너 Y

인터뷰 2호, 꼬꼬마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나의 죽마고우(竹馬故友) 5년차 웹디자이너 Y

‘Y, 오늘 뭐해 나랑 저녁 먹자’

‘안 그래도 곧 니 생일이라 보자고 하려 했는데’

그렇게 나는 두번째 인터뷰 주인공을 섭외했다. 너무 어릴적부터 알고 지내 정말 부담없이 부를 수 있는 친구, 도통 몇번의 생일을, 크리스마스를, 휴가를 같이 보냈는지 모를 만큼 오래된 친구, 그런 친구가 있다는 건 인생의 큰 축복이 아닐까!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16년을 알고 지낸 가장 오래된, 나와 가까운 지인이며, 내가 요새 열심히 배우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 예쁜 옷을 입히는 디자이너, 웹디자이너 5년차 Y다.

Y는 대학 시절에 예대에서 디지털 영상을 전공했다. 내 팔자에는 없을 거 같았던 예대 친구 찬스로 셀럽은 아니지만 SNS 인플루언서급(?) 유명인을 종종 실제로 보거나 유명 연예인 대학시절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또 덕분에 임재범 콘서트 알바라던지 한국 레게 콘서트(사실 하하빼고 다 못알아 봄,,)같이 재미있고 색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었고 공부만 했던 내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해준 고마운 친구다.

영상을 전공했는데 웹디자인을 직업으로 선택한 계기는?

영상은 물리적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쉬운 말로는 노가다라 결과물을 내는게 누군가에겐 잘 맞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재미가 없었다. 하는 시간 대비 결과물이 나오기가 한참이 걸린다는 점, 또 전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친구들이나, 미술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친구들은 3D를 기가 막히게 만든다던지 하는 재능이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상대적으로 재미를 못느꼈다.

그러던 도중에 웹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바꿨던 친한 선배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당시에는 영상과라 다른 디자인 분야를 갈 생각은 안했었고, 당시에 사진 보정 어플 ‘Vsco’ 라는 앱(app)이 핫했다. 만약 웹디자인을 하면 이런 어플들 UI를 바꾸고 디자인 할 수 있다는게 신기롭고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시각디자인, 패션디자인 같이 생활밀접한 전통 디자인 분야 보다, ‘‘웹 디자인’‘은 조금 더 생소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일 하시는 프로세스를 간단히 설명해 준다면?

에이전시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고객이 필요한 웹이나 모바일 페이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일을 받아서 대행 한다. 비딩에 들어가게 되면 기획팀과 브랜드 분석부터 시작한다. 분석을 토대로 그 페이지에선, 이 컨텐츠가 중요하다 라는 중요도를 선정한다. 그리고 나서는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어 낼지 고민한다.

더 상세하게 들어가보면 예를 들어 와이어 프레임, 메인 페이지가 들어가고 배너가 들어가고 밑에 상품이 뿌려지고 이런식으로 프레임이 설정하고 디자인을 입힌다. 물론 정석대로 가면 이런식으로 진행되고 긴급한 경우 생략되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 결과물을 가지고 비딩에 들어가서 선정 되면,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하여, A타입의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든다, B타입의 이런 요소가 좋다 이런식으로 피드백을 통해 고객이 새로 제안하는 형태에 디자인을 맞춰간다.

디자인,퍼블리싱 말고 직접 구현하는 개발자들도 회사에 있는가?

지금 회사에 개발자 조직은 없다. 기획/디자인/퍼블리싱은 우리회사에서 하고, 개발은 협력 외주를 준다. 그러나 코워크 하는 개발사가 같이 한 팀으로 비딩에 들어 가야한다. 협업하는 파트너 개발사가 2개 정도 있다.

그럼 개발사와 수익배분은?

나도 사실 수익배분은 잘 모른다, 그런데 내 추측에는 당연히 개발사가 가져가는 비중이 클 거 같다. 페이지 구축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오류가 생긴다. 이거는 나중에 구축 다하고 나서 수정및 보완 단계가 있는데 그럴때는 개발사랑 같이 보완한다. 오류는 사람이 처음부터 모든부분을 예측 할 수 없고, 항상 다 잡아낼수가 없다.

가장 인상깊었던 프로젝트는?

L유플러스 아이돌 라이브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프로젝트로 레드닷 상을 받았다. 레드닷이 의미가 있는건 디자인만 예쁘게 한다고 받는 상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도 적용되어야 받을 수 있는 상이다. 그 당시에 5G, VR등이 주목받던 시절에 해당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또 아이돌 관련된 프로젝트라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직접 유플 실무자랑 코워크했는데 여태까지 내가 일해본 담당자 중에 제일 나이스했다. 물론 굵직한것들은 팀장님 손을 거쳤지만 구축단계부터 내가 계속 리딩했던 프로젝트다.

특히 컨셉이 재밋었는데 당시 레트로가 유행했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내 손 위의 큐브 안에서 공연을 한다면? 추억의 장난감 루빅스 큐브를 모티브로 사용자가 보고 싶은 대로 조합하여 시청할 수 있다는 의미의 컨셉, In the cube을 제안했다. 키치한 타입으로 디자인이 잘빠졌다. 볼드한 라인에 박스 컨셉으로

유플 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던지 일을 끌고가는 방법,스타일?을 배웠다. 그리고 유플정도 규모있는 회사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상을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 것도 있었다. 무려 일년반 동안 하다 보니까 갇히는 느낌이 나는 아쉬운점도 있긴 했다.

처음부터 레드닷 출품하려고 했던건 아니였기 때문에 막판에 레드닷 출품 준비를 하면서 이런 저런 작업들을 많이 했고 그런 과정을 배울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였다.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그리고 해외로 출품하다보니 더 뿌듯한 부분도 있었다.

구축 당시에는 앱(app)이 마케팅도 잘 안되었는데 후에는 딩고 아이돌 영상도 같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네이버 캐스트들처럼 플랫폼 역할 하는 형태로 운영 되며 콘텐츠를 모아서 사용자를 늘렸다.

5년차 웹 디자이너로서 웹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그 대상이 누구든지, 같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끼리도 중요하고 고객의 오더를 잘 이해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야 헛일 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디자인이란게 한번에 ‘‘와 이거 대박이다’’ 이럴수 있는건 거의 없고 수정/보완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잘 못알아듣고 혼자 디자인해도 좋은게 나올수가없다. 시간을 많이 들여 기껏 잡았는데 원하는게 아닐수도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매일 디자이너와 일하고 있는데, 디자인이란 영역은 주관적인거 같아 어려울 때가 많은거 같다.

대행사이기 때문에 어차피 고객의 컨펌을 받아 나오게 된다. 회사 안에서도 주니어끼리는 사실 취향으로 갈린다

그치만 대표님이나 결정권자의 의견에 이견없이 어그리하는 편이다. 아, 대표도 디자이너 출신이라 보는 눈이 있기도 하다. 그들은 그냥 판단하는게 아니고 기획적인 부분이 디자인으로 표현됬을 때 컨펌 해준다. 대표님 실장님 눈에는 사실 디자인적으로 뛰어난지 보다 마케팅적으로 소비가 어떻게 될지, 이 요소가 왜 들어 가야 하는지 명분으로 설득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각이 굉장히 다른 부분이 있는데, 인하우스에서는 전체 룩에서 폰트 하나 바꾸는거, 이 버튼이 왜 네모야 동그래 등 수정 및 보완 요청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사실 이런것들 바꿔주는게 크리티컬하게 여기지 않다. 그런 부분 수정보다는 전체 화면을 쭉쭉 빼는데 룩을 거스르지 않고 진행에 걸림돌이 없다면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주는건 대수롭지 않다.

인하우스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아니면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보통 이렇게 웹 디자인 에이전시에 있다보면 대기업 UX/UI디자인팀이나 운영팀, 그래픽 디자인팀을 가기도 하고 아주 가끔 서비스 기획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디자인을 많이 간다.

그런데 대기업 운영쪽은 결국 수정,보완,유지,보수다. 디자이너로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거 같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이런 규모의 회사들에서는 버튼 하나도 고민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다. 그것도 그것대로 매력적이고 메리트가 있겠지만, 즉각적인 퍼포먼스가 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 거 같다.

에이전시도 세분화 되어있다. 성격이 다르다. 어떤 에이전시는 온/오프라인 동시 디자인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어 기아자동차가 새로나왔따 기아차를 프로모션 사이트를 온/오프라인 모두 구축하여 모션 디자이너, 영상 디자이너, 웹 디자이너 이런 각 분야의 사람들이 붙어서 한꺼번에 기획한다. 팝업스토어 + 온라인스토어 이런식으로

그러나 나는 현재는, 우리 회사에 만족한다. 사실 경영자 입장에서는 돈 되면 모두 하는 회사도 정말 많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디자이너의 수명을 많이 생각해주는 프로젝트를 가져와주고 누가 봐도 이건 디자이너가 배울 수 있는, 커리어 퀄리티를 올려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들어 오는 편이다. 그래서 계속 다니고 있다.

인터뷰 시작 전, Y는 1호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그에 비해 자기는 평범한거 같다며 인터뷰가 부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들어 일을 해보면 해볼수록 결코 평범히 오래 지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의미있는지 존엄한지에 대해 깨닫는다.

문득 나중에 내가 무슨 일을 꾸려야 할 때가 온다면, 인터뷰 했던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가 되면 지금 작성한 이 오래된 인터뷰들이 너무 멋지겠다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 인터뷰 2호 Y의 앞날을 응원하며 무사히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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