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워커스 리뷰
오래오래 재미있게 일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할까? 모베러웍스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했다. 모두가 아삽(ASAP, As soon as possible)을 외치는 시대, 빠른 속도에 맞춰 일하다 소진되어 버린 우리 모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모베러웍스의 ASAP는 ‘Soon’이 아닌 ‘Slow’다. 빠르게 일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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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일을 위한 여덟개의 질문 1.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나? 2. 뭐부터 시작해야 하지? 3.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4.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가? 5. 어떻게 우리를 알리지? 6. 팬을 모을 수 있을까? 7. 왜 함께 일하나? 8.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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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인생에 있어 이렇게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모춘과 소호가 10여년의 커리어를 쌓고, 2019년 11월 브랜드 모베러웍스를 만들기까지의 시간을 X축으로 그린다면, 고민 시작의 지점은 2019년쯤, 고작해야 지금으로부터 1,2년 전부터 시작된 생각이다. 10년 노동의 끝 무렵에 왔을 때 비로소 그동안 일해온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일이란 뭘까 물음표가 꼬리에 꼬리를 물수록 우리의 인생 곡선은 차츰 아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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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라인플러스라는 회사에서 만났다. 소호는 브랜드 디자인팀 소속 기획자, 모춘과 대오는 디자이너로 입사했다. 입사 전 소호는 브랜딩 에이전시 플러스엑스를, 대오는 토탈임팩트와 텍스트 스튜디오를, 모춘은 프리랜서부터 자영업을 거쳤다. 라인은 문턱이 높은 대기업 같이 보이지만 당시 사업이 급성장 하면서 필드의 인력들을 대거 끌어모으던 시기였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코흘리개였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가기 전 정도의 연차였는데, 스스로는 일 좀 한다고 우쭐댔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에 엉성하게 아는 척 하느라 바빴다. 와중에 혈기는 드높아서 야근하며 밤새 술도 마시고 연애도 하며 왕성한 회사생활을 했다. 우리들의 커리어가 어디로 흘러갈지 상상도 하지 못하는 매일이 산만한 때였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가 상승 곡선의 시작 지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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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일했다. 대기업 산하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감과 스타트업 초창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급성장의 짜릿함을 모두 누렸다. 자유와 책임의 문화 속에서 회사도 개인도 쑥쑥 컸다. 모춘과 대오는 중국,일본,대만,미국 등 세계 각지로 출장 다니며 공간의 BX, Brand eXperience 브랜드 경험 디자인을 담당했다. 소호는 브랜드 마케팅팀에서 브랜드 기획 일을 했고, 초기에는 카페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F&B 메뉴 기획과 제작부터 공간 컨셉, 마케팅과 운영플랜까지 모두 맨땅에 헤딩하듯 일했다. 당시 회사 분위기가 그랬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한 사람이 도맡아서 해냈다. 야근도 주말 출근도 많았지만 재미있었다. 불모지를 비옥한 땅으로 가꿔나가는 일의 묘미를 경험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세사람 모두 큰 상승 커브의 꼭짓점이 이 언저리에 찍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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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퇴사하셨어요? 우리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왜 번듯한 직장을 두 발로 차고 나왔는지 궁금해한다. 6-7년간의 라인프렌즈 생활의 막바지 즈음, 세명이 지금의 상황을 그리면서 의기투합해 그만뒀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당찬 포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회사를 나왔다기보다 끝은 언제나 그렇듯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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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가보자
오랜 회사 생활의 말미, 일에 집중하지 못하던 우리는 나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돌파해 보려 노력했다. 몇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지금의 모베러웍스에 큰 영향을 준 프로젝트가 있다. 모춘과 대오가 주축이 되어 진행한 ‘BX Phase2’프로젝트로, 라인프렌즈 브랜드 경험의 다음을 기획하는 일이였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회사에서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는데 있다. 한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하는 전략을 짜는 거대한 일을, 이사도 팀장도 아닌 일개 디자이너들이 해보겠다고 나선것이다. 윗선에서는 시큰둥 했고 실무선에서는 갸우뚱했다.
라인 캐릭터들이 글로벌 각지에서 사랑받는 친구들이 된 것은 물론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인 덕분이었지만, 초창기 멤버로서 우리가 잘했다는 맹랑한 마음이 있었다. 우리 몸에 새겨진 어설픈 성공 방식에 대한 확신, 아마도 이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데, 변화할 떄 마다 우리는 뭔가를 빼앗기고 있다고 여겼다. 지금 생각하면 비뚤어진 애착 같은 것이었다.
선택지는 세가지였다. 절이 싫으니 중이 나가는 것, 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토 달지 않고 지내는 것, 그리고 어떻게든 절을 바꿔보는 것 우리는 세번째 선택지를 택했다. 그 시도가 BX Phase2프로젝트다. 그렇게 수개월을 고민해서 전략 지도를 그렸고 단 한번의 임원진 프레젠테이션 기회가 주어졌다. PT라고는 몇번 해본 적도 없는 모춘이 발표를 맡았다. 모춘은 발표 중간에 던지는 농담까지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웠고 어느 자리에 누가 앉을지 파악해,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일지 동선도 모두 맞췄다. 너무 비장했던 나머지 발표 전날부터 벌벌 떠는 바람에 당일에는 급기야 한 동료가 결혼식 날 긴장하지 않으려 먹었다는 ‘안 떨리는 약’을 주기도 했다. 약빨은 잘 받았고 발표는 성공적이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얼마 후, 새로운 브랜드 팀이 생기고 모춘은 리더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대부분 구현되지 못했다. 팀이 꾸려진 후, 대오는 퇴사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춘도 회사를 떠났다.
우리는 결국 절을 바꾸지 못하고 떠난 중이 됐다. 그래서 이 에피소드는 새드 엔딩인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절을 바꾸려 망치도 들어보고 톱도 들어보면서 얻은 귀한 감각이 하나 있다. 이렇게 일할 때, 일할 맛이 난다. 라는 감각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때 일은 재밌어 진다는 것, 모두가 무의미하다고 말할 때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얻는 성취감은 무엇보다 컸다. 그리고 결과는 성에 차지 않을 지언정 무엇이든 하는 사람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얻지 못하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 깨달음은 우리가 일을 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줬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니 가는건 무의미하다’라는 생각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가보자’라는 생각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 츠즈키 쿄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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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 보였던 오만가지 실패들 중에 무엇이 언제 어떻게 바뀌어서 튀어 나올지, 뭐가 됐든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어이없는 모양새일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다. 인생이란게 원래 엉터리인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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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현재를 희생한 대가는 달콤한 자유가 아니라 그저 잃어버린 청춘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기성세대로부터 돈도 벌어야 하지만 현재도 즐길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배웠다. 그런 점에서 자유와 의미는 일을 영리하게 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마지못해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추구하는 활동으로서 일을 할 때, 현재는 허비되지 않고 하루는 생산적으로 채워진다. 조금은 역설적인 결론이지만 일에서 자유와 의미를 추구할수록 더 큰 성취와 부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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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뭘까, 아마 평생 정의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일이란 인생과 닮아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 한없는 기쁨을 주는가 싶다가도 기어코 시련과 좌절을 준다. 그러니 이왕이면 한번뿐인 인생 잘살고 싶은 마음과 마찬가지로, 돈 벌려고 하는 일이지만 ‘이왕이면’ 자유롭고 의미있게 잘 해내고 싶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끌려가듯 하고 싶지 않다. 재미있게, 우리답게 일하는 기쁨을 누리면서, 나아가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면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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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책에서 우리의 생각이 이상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애씀의 기록들을 보게 될 것이다. 애쓸수록 마주하게 되는건 드높은 현실의 벽과 훨씬 큰 불안함으로 둘러싸인 삶이었지만, 이상을 좇는 모험은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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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초대장을 보내본다. 우리와 같이 정답 없는 모험에 뛰어들기를 바라며,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지 궁금하다. 어떤 일로 힘들어하고 있으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의문들은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래서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도, 아무쪼록 초대장을 열 준비가 되었다면 좋겠다 웰컴 투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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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로고가 아니다
우리가 의문을 품었던 지점은 대부분의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것이 시각적인 결과물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의 첫 인상이 외모로 좌우되기도 하듯 브랜드도 로고나 컬러와 같은 그래픽 요소들이 브랜드의 상을 만들어내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 사람을 만드는게 외모뿐만은 아니지 않는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외모만으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성격과 개성 가치관 즉 그사람의 캐릭터를 알게 되었을 때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
가장 친한 친구 한명을 떠올려 보자, 모두에게 사랑 받는 사람은 아닐테지만 당신에게 선택을 받았고 오랜 시간 관계를 쌓아왔다. 이런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딩이었다. 근사하게 외모를 꾸미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교감하는 관계가 되는 것, 우리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로고가 아니였다. 로고란 때로는 아무 쓸모 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었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떠나 허허벌판에서 세상에 없던 내 브랜드를 만드는 실험은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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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우리가 진짜 좋아하는게 뭘까, 누군가에겐 그것이 서핑일테고 누군가에겐 커피일 것이다. 음악이나 요리 같은 것일수도 있고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는 이렇다 할만큼 좋아하는 것도 즐기는 취미도 없었다. 그런 우리 일상을 가득 채우는 한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일이였다. 누군가에겐 일이 고된 노동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 일이란 재미있고 의미있는 활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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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지만 살면서 큰 기쁨을 느꼈던 순간에는 어김없이 ‘일’이 있었다. 문제가 풀리지 않아 헤매다가 길을 찾았을 때, 하나둘씩 작은 요령을 터득해 갈 때, 안 될것 같은 일을 엉덩이 힘으로 버텨서 해냈을 때, 사람에 치여가며 관계를 맺는 법을 알게 됐을 때, 새로운 걸 만들어 짜잔 하고 공개한 순간에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을 때, 모두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이 경험들은 우리 몸에 남아 우리 자신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됐다. 우리에게 일 이야기란 따분하고 지겨운 것이 아닌,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였으며 그 어떤 것보다 스펙터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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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만 가지의 일이 있고,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도 일을 바라보는 가치관도 제각각이다. 우리의 일 이야기가 모든 일을 대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감을 얻으리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었다. 다만 80억 인구중에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그 믿음 하나로 우리는 모베러웍스, 더 나은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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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나 새로운 일을 꾸미면서 우리는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보다 어떤 태도로 일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 회사를 다닐 때는 무슨 일을 하는지에 주로 몰두했다. 이 일을 하면 인정을 받아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겠고, 이런 일을 했다는 경력이 있으니 나중에 다른 회사에서 이런일을 할 수 있겠고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 차있었다. 하지만 회사를 나와보니 이런 것들은 그저 경력 몇 줄로만 남을 뿐이었다. 정작 내 일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됐던 건 그동안 일에 대해 쌓아온 가치관이었다. 어떤 태도로 일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았는지, 그리고 어떤 태도로 일했을 때 성장했는지. 이 경험 데이터는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리 몸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 0에서부터 새로운 걸 만들게 하는 원동력은 결코 경력 몇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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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을 다닐때 상사분이 종종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수영장 이야기’라며 들려주시곤 했는데, 일을 할 때 수영장 바닥 끝까지 내려가서 동전을 주워 온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동전을 주워 오는가 하면 얕은 수심에서만 헤엄치는 사람이 있다고. 업무가 주어질 때마다 스스로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갔는가?’를 질문했고,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완성도의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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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방식으로 주류가 된 사람들
세상에는 다양한 멋이 있다. 호화로운 요트와 대저택이 있는 상류층 문화의 멋일 수도 있고 클래식하고 정통성있는 아이비리그의 패션코드도 멋일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영향을 준 멋은 비주류의 멋이었다. 세상과 다른 방식일지라도 눈치 보지 않고 자기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가진 멋.
비주류의 방식은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한다. 기괴하고 유별나게 여겨진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그 유명한 ‘Think Different’ 광고에서 말했듯 세상을 바꾸는 건 언제나 미친자들, 부적응자들, 반역자들, 말썽꾼들이다. 스티브 잡스는 해군이 아닌 해적이 되자고 말한다. 애플의 언더독 정신은 탑독중에서도 탑독이 된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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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혹은 디자이너를 그 스테레오타입에만 가두기 싫었다.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를 그렸다.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디자이너다. 이 관점으로 디자인을 바라본다면 유튜브 역시 디자인과 상극인 무언가가 아닌 디자인을 도와주는 매체이자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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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유튜브 영상을 올릴 때마다 싫어요 버튼이 눌린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눈치 보느라 무미건조하게 사느니, 미움을 받더라도 뚜렷하게 사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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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런 우리의 행동을 영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그게 바로 일년전의 나다) 그들은 독점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세상이 바뀌었음을 간파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기업 구글이 오픈 소스를 무료로 배포하며 네이버가 소상공인들을 위한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는 진짜 이유를 알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정보를 독점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 세상은 너무나 열려 있고 열린 세상에서는 나눌수록 얻는다.
‘공유하고 나누는 사람의 최종 이익이 커진다’ - 야마구치 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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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오를 찾아간 날은 쏟아지는 일을 물리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였다. 한밤중까지 일을 한 귀갓길, 소호와 모춘의 연희동 집에서 다다랐을 때쯤 대오가 사는 경기도 용인으로 차를 돌려 대오에게 같이 일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뜬금없이 밤에 찾아와 같이 일하자는 제안에 놀랐을 법도 한데, 그 자리에서 흔쾌히 수락한 대오에게 우리가 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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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업에 다닐 때 이상주의자 라는 수식은 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냉철하게 일 처리를 하지 못하고 꿈만 꾸는 사람에게 주로 붙는 단어였다. 일을 못한다는 말과 다름없기도 했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주의자 그룹에 속하지 않기 위해 마음속으로 피어 오르는 이상을 은근슬쩍 숨긴 적도 있다.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스스로 일을 꾸미면서 알게 된건 우리는 누구보다 이상주의자라는 사실이었다. 세상은 이런걸 원한다 라거나 브랜딩은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식의 판에 박힌 말을 들으면 반발심부터 들었다. 더 나은게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단지 머릿속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아예 불가능하다고 치부하는 건 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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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꾼 적도 없는데, 읽다 보면 자꾸만 일을 꾸미고 싶고 벌이고 싶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은 이 이야기를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다 읽고 있겠지’
-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팅 상무 장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