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_디즈니만이 하는 것
‘그러는 너는 나중에 니가 말하는 것처럼 이상적이고 존중할 줄 아는 이끄는 사람의 모습이 될 수 있을 거 같니?’
라는 질문을 듣는다. ‘너도 되봐라, 그게 니맘처럼 될거같지? 너도 똑같다, 너도 그 때가 되면 별 다를거 없다’ 인걸 알면서도 그 질문에 자신있게 ‘아닌데요? 저는 다를 겁니다’ 라고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아직 겪지 못해봤지만 나도 자신이 없다, 리더란 이끄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인거 같다. 그래서 약간 닭살돋을 정도로 이런 류의 책들을 싫어하고…평소에 전혀 관심 없는 리더십, CEO들의 회고록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억지로 하나씩은 보려고 한다.
디즈니에 대한 나의 기억은 LA에서 갔던 디즈니랜드가 너무 인상적이였다는 점 정도다. 그런데 디즈니라는 ‘기업’은 전부터 궁금했다. 정말 미키와 악수 한번 하고자, 미키의 집인지 방인지 앞에서 거의 3시간을 기다리는 수 많은 각국의 애기들과 함께 줄을 서 보면서 몇십년 된 미키의 파워도 놀라웠지만
진짜 놀랐던건 인터넷에 떠도는 일화들처럼 청소하는 직원부터 사탕을 파는 직원 한명 한명까지도 그들이 만든 그 디테일한 세계관에 흠뻑 취해서 일하는 모습이였다. 오히려 그 때보다 회사원이 된 지금 그 기억을 돌이켜 보니, 새삼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밥 아이거가 CEO로 재임했던 디즈니에서의 14년을 회상하는 부분으로 시작해본다.
-
힘겨운 날도 있었고 비극적인 날도 있었다. 그러나 또한 디즈니 CEO의 일은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직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재미를 제조한다.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크고 흥미진진한 놀이기구를 E-티켓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월트디즈니 컴퍼니라는 거대한 E-티켓 놀이기구를 14년 동안 타고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
하지만 그들은 내가 지금까지 함께 일한 그 누구보다도 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뉴욕에서의 삶을 사랑하고 있었다. 아내는 WNBC에서 뉴스 책임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었고,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뉴요커였다. 하지만 아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게 힘을 실어주었다. ‘인생은 모험이야’ 아내는 말했다. ‘모험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제대로 사는게 아니지’
-
모르는것은 배우고 행하는 것은 믿는다. 저들은 내가 이 사업부문을 호전 시키길 기대한다. 나의 무경험은 실패의 변명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번째 규칙은 그 무엇도 허위로 가장하지 않는 것이다. 겸손해야 하며 다른 사람이 된척 하거나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리더의 위치에 있으므로 영이 서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겸손한 것도 경계 해야한다. 그 선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이제껏 내가 이 교훈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다. 진정한 권위와 리더십은 스스로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가장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온다.
-
나는 그것을 보자마자 이렇게 생각했다. 그 때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지금까지 내가 본 그 어떤 것과도 다르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 나는 톰을 존경했지만 또한 이 계획은 싸워서라도 관철시킬 가치가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때로는 공중파 방송 경영진도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그때까지의 내 경력에서 가장 신나는 순간이였다.
-
창작에 관한 프로세스 관리는 먼저 그것이 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모든 것이 주관적이고 종종 옳고 그른 것도 없기 때문에 그렇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데는 강력한 열정이 필요하다. 그런 열정을 가진 창작자들은 대부분 당연히 자신의 비전이나 실행에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나는 비즈니스에서 창작에 속하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마다 이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창작자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등에 대해 최대한 주의를 기울인다. 공감은 창의력의 건전한 관리를 위한 전제조건이며 존중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
우리는 커다란 무언가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리스크를 회피하느라 아무것도 못하느니 계속 이렇게 대형 리스크를 감수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당시의 나의 진정한 마음이었다. 나는 그러한 시도를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다. 나는 안전지대에 머물길 원치 않았다. 실패를 편안하게 받아 들일 필요성, 그것이 내가 배운 모든 교훈 중에서 가장 심오한 것이었다. 이는 결실이 부족한 것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불가피한 진리에 대한 강조다. 혁신을 원한다면 실패를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실패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또한 실패의 여파로 사람까지 내쳐서는 안된다. 자신의 실수를 지우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전가해서는 안된다.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내면 그만큼의 존경과 선의가 되돌아온다.
-
모든 단계에서 그들이 나를 믿어준 방식은 나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실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당장의 기대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무언가 효과가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해 성과를 낳을지에 대해 스스로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바로 그 시점이 경보를 울려야 마땅한 때다.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며 차근차근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내가 해결 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이 해결책이 진정 합당한가? 의심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타당한 이유로 이것을 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사적인 무언가에서 동기가 유발되었는가?
-
임직원이 ‘경탄해 마지 않는 기업’이 핵심입니다. 구성원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이 외부의 존중이나 대중의 인정을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직원들이 자랑스러워 하며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일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
일을 잘하는 것에 더하여 인성도 바른 사람으로 주변을 채워라
-
픽사와 마블, 루카스 필름의 인수를 돌이켜 보면 공통점이 하나있다. 그 회사들 덕분에 디즈니의 혁신이 가능했다는 점 외에도 각각의 협상이 단 한명의 지배적 존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결국 최종적인 계약의 성사 여부는 매번 인간적인 요소에 좌우 되었다. 인간적인 진실성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스티브잡스는 픽사의 본질을 존중하겠다는 나의 약속을 신뢰해야 했다.
-
진실은 이렇다. 나는 CEO로서 회사를 이끌기 위해 미래 계획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다. 나는 다만 다른 무엇보다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을 뿐이고, 새로운 기술과 파괴를 두려워 하는 대신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일이 관건이라는 데 확신을 가졌을 뿐이다. 사실 이 여정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끝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전혀 없었다.
-
누적된 경험도 없이 리더십의 원칙을 결정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훌륭한 멘토들이 있었다. 그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대가의 경지에 오른 인물들이다. 나는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그 다음은 나의 직관을 믿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할 것을 권유했다.
-
오늘이 내일로 이어졌고, 이 직무가 저 직무로 연결 되었으며, 하나의 선택이 다음의 선택을 잉태했다. 이렇게 삶의 스토리라인에 일관성과 연속성이 주어질 수도 있는 것인가, 개중에는 지금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을 뻔했던 순간들도 무수히 많았다. 나에게 주어진 행운이나 내가 만난 훌륭한 멘토들 혹은 저것이 아닌 이것을 선택하도록 만든 나의 직관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행운이 성공의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지금까지 놀랍도록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실로 꿈만 같았던 일들의 연속이었다.
-
어쩌면 우리 대다수가 이와 유사한 삶의 여정을 밞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가 누구이고 어떤 상태에 이르렀든, 본질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오래전 지금보다 단순했던 어느 시기의 꼬마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리더십의 비결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에게 막강한 힘이 있고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온 세상이 부추기더라도 본질적 자아에 대한 인식을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리더십의 비결이라는 얘기다.